봉산골로 올라 심마니샘 옆에서 하루밤 유하고 오자는 계획으로 과수원집으로 들어서니 할매가 기겁을 하신다
왜 그러시냐하니, 최근에 쟁기소에서 익사사고가 있었다면서 국립공원에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한다
사정을 보아하니 그냥 밀어붙일 일도 아니다
저번에 못드려 미안했던 주차비쪼로 만원을 드리니 공단에서 돈 받지 마라 했다고 한사코 손사래를 치신다
이건 외상이니 받아도 된다며 억지로 쥐어드리고 밖으로 차를 몰았다
어따~
지리산에 그렇게 다녀도 막상 적당한 곳을 찾으려니 없더만
더군다나 산행에 대한 맥은 이미 빠져 어디 시원한 계곡에 가서 술이나 마시자는 생각으로 찾아보니 더 없더만
뱀사골 주변을 왔다갔다 하다가 구룡폭포로 가보자하여 당도하니 이건 뭐 지난 호우에 그야말로 대파되었다
일행들은 길가 그늘에 앉혀 막걸리나 한순배 돌리라 해놓고 주변을 돌아 보았다
육모정 아래 그냥 지나치면 모를 민박집이 있고, 뒤로 돌아가니 계곡도 있고, 잔디밭이 텐트치기에 좋다
할배한테 양해를 구하니 주고 싶은대로 주고 놀라 하신다
텐트 1동당 1만원 드리기로 하고 일행을 태워 내려왔다
꿩대신 닭이라고 하룻밤 유하기에는 그럭저럭이다
음악회도 열고 영화도 한편 보았다
집 아래 계곡으로는 제법 물놀이 할만하더라
건우가 불로막걸리랑 막창을 사와 또 한순간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