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상무주암 돌아 도장골로 내려오다

객꾼 2022. 6. 2. 13:52

주말도 없이 모내기 하니 9일만에 대략 끝이 보인다

산장이 오랫만에 해영님에게 연락을 하니 마침 주말이 탐구산행팀 가동하는 날이란다

경란과 호박이도 같이 간다기로 뒷일은 직원들에게 맞기고서 야반도주다

 

 

함양터미널에서 밤차로 내려오는 해영님 기다려 싣고서 오도재로 올랐다

오도재 그 자리에서 차박은 몇번 해 보았다만, 그 정자에 그럭저럭 텐트치기에도 그럴싸 하더라

제법 두어시 가까이 둘러 앉았던 모양이다

경란이 저 놈은 무슨 저런 포즈로 사진을 찍었나

마누라 보면 또 싸움나겠다^^

 

엉겅퀴님 탐구팀인 줄 처음 알았고 뽀때성님도 그랬었구나

엉겅퀴님이랑 날잡아 산행 한번 하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어 좋았다

소원 누야도 참 오랫만이다

예전에 우모복 나오기 전에 모닥불산행 많이 했었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해영님도 호원님도 같이 산행한지가 10년도 넘었지 싶다

 

 

큰일이다

이런 가뭄은 내 기억에 78년 이후 처음이지 싶다

그때도 모내기를 못해 비를 기다리다가 7월 중순경 모내기를 한 적이 있는데 거진 묘가 꽃 피울때 되었더라

올해도 때맞춰 비님 오지 않으면 어지간한 저수지 밑으로는 모내기도 어려우리라 한다

중봉샘이 마짝 말랐다는 소식을 듣고 진짜 놀랬다

천왕샘 마르는 것이야 많이 봐 왔는데 중봉샘은 처음이다

각 실험포장에서는 학생들의 물주기 작업이 일상사 된지 오래다

 

 

상무주암 법당에서 별 생각없이 찍어 왔는데 말이 참 어렵다

알음알이에 빠지지 말고 마음을 잘 들여다 보면 그 안에서 부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냥 그런 뜻 같다 

 

 

둘러앉아 공양하기 좋은 곳이다

그렇게 정다운 시간이 되었다

 

고맙게도 투표하는 날은 휴일이네

이리저리 수소문 해 보아도 선뜻 연결되는 팀이 없다

적석님 팀에 반 어거지로 따라 붙었다

어디어디로 간다는데 취중에 연결이 되어 기억이 없고, 덩달아 마누라도 같이 간단다

다음날 보니 거림에서 촛대봉으로 올라 연화봉 지나 일출봉으로 스며들어 도장골로 내려온다 한다

저번에 산으로님과 형이 조성해 놓은 참샘이다

당연히 바짝 말라있다

 

코스를 미리 말해 주었다면 당연히 따라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차로 돌아가서 기다리자는 마눌 겨우 꼬드겨 촛대봉까지는 왔다

작취미성이라 나 조차도 그렇 마음이 약간 생기던데, 우리가 빠져버리면 산행팀 맥이 빠져버린다는 걸 알기에 꾸역꾸역 따라 올랐다

 

 

촛대봉에서 둘러보다

 

 

이 자리에서의 상봉 조망은 단연코 한겨울이다

눈을 하얗게 뒤집어 쓰고 있는 상봉 모습이 선연하다

 

 

어떤이는 같이 산행을 몇번 하였고 두사람은 초면이더라

처음 만나는 미정이라는 아지매가 막걸리를 아주 좋아해 더 좋았다

사찰에서는 국수를 승소(僧笑)라고도 부른다

스님네들이 국수를 내오면 너무 좋아 손벽을 치면서 저절로 웃어서 그렇단다

막걸리 다섯병을 보더니 저절로 박수를 치며 입에 미소가 가득하더라

 

 

일출봉 초입 그 바위 위에서~

어쩌다 일출을 이곳에서 만나지면 그 작은 바위위로 올라서 봐야 겨우 어렴풋이 그 장면이 보인다

 

바닷가 태생이라 평소에 이런 풀들 잘 안캔다

그런데 너무 많고 그들도 열심인지라 같이 낑겼다

마누라도 처음에는 아니 따더니만 하동이 고향인 이웃집 아지매와 통화를 마치더니 따기 시작한다

아마도 곰취가 무엇인지 아는 이웃 아지매가 많이 따 오라고 시킨 모양이다

 

웬만한 지리산길은 다 걸어 보았는데 이 길은 처음이다

길은 당연히 없었고 전정가위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더라

이런길로 사람 데리고 왔다고 헛주먹 날리는 중이다

 

아주 한참이나 내려와야 물을 만난다

예전 같으면 30분도 전에 흐르는 물을 만났을터인데 이 가뭄이 정말 심하기는 심한 모양이다

경선님 집이였다면 일도 아녔을 것이라며 몇번이나 중얼거리고서야 국수를 끓여낸다

예전에 조은산님 계셨을땐 그집 형수가 항상 챙겨주어 자주 끓여먹곤 하였는데.....

영양사라 그런지 음식 해 내는게 척척이더라

 

 

애초 계획은 도장골로 내려 왔다가 밥 해 먹고 다시 능선으로 붙어 하산할 생각이었다는데,

너무 내려와 올라갈 엄두가 안 난다면서 그냥 도장골로 하산이다

 

나는 잘 되었다

어차피 이곳을 둘러 볼 일이 있었으니~

 

이곳에서 남은 막걸리 한병 비우고 있는데,

나는 이제껏 사람이 그렇게 완벽하게 물에 빠지는 광경 처음 보았다

경선이 막걸리 한잔 따라 저쪽으로 가서 바위에 걸터앉아 폼나게 마신다고 가더니만,

뭣이 풍덩 소리가 들려 되돌아 보니 거잔 전신이 물속으로 잠겨 버리더만

그 사진 한장 남겨 두었으면 참 좋았을 터인데^^

 

 

이삼규가 보내온 사진

지리산에 이렇게 복주머니란(개불알꽃)이 무더기로 피는 곳이 있단다

회전이 안된다

그냥 목을 돌리고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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