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님이 지리산에 잠시 올랐다 오자 한다
"선상님~ 하나 더 데불고 가면 안되겄습니꺼?" 하여 헛대를 데리고 갔다
한참 산을 오르다 물끄러미 보시드만
"야~객꾼아,,, 이것의 이름을 헛대라 하지말고 벤또라 하자~"
캬~
예리한 지적,,그때부터 이놈아 이름은 벤또가 되었다
희한한건 헛대라 부를때는 콧방귀도 아니끼드만,
"벤또!!!"카마 총알같이 달라 붙는다
마침 때맞춰 왔다며 좋아하시는데 정작 추워서 해가 빨리 져 버리기를 고대했다
영랑대 바위위서 아래를 내려다 보다가 은근히 물었다
"선상님~예를들어 말입니다~벤또가 이 절벽아래로 떨어져 죽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말이지요....그럼 벤또를 어찌 처리 하겠습니까?"
한참동안 말이 없기로 객꾼 은근히 덧붙인다
"부위별로 도려 내는데 30분도 안 걸립니다~"
선상님 한일자로 미소지으며 내볕기를,
"그라마 묵어야지~푸하하~~"
여하튼 이놈 생애처음 조개골로 쳐 올리는 등반을 한지라 피곤한지 코를 심하게 골며 자기를 계속한다
다음날 중봉으로 올라 황금능선이나 한번 보자 하였는데 온통 박무속이다
써레봉에서 상봉이나 한번 올려다 볼까 하고 내려왔지만 역시 흐릿하다
무제치기를 거쳐 내려와 농장에 데려다 놓으니 그야말로 상이용사다
개가 몸살이 나 엉거추춤 걷는 모습도 재미의 하나다
꽁치 통조림 한통 먹이니 금새 눈빛이 또록해 지는 바라
이틀을 기다리니 말짱한듯하다
땅끝지맥길에 또 데리고 갔다
첫날 28km을 걸었다
마치 타고 난 듯하다
어데서 산악훈련을 많이 받은 놈 처럼 행동한다
저녁에 대지개이도 많이 먹였다
둘쨋날은 20km의 여정이다
이날은 이놈이 자꾸만 곁눈질로 째려본다
마치 "야이 이 인간아~차라리 내를 직이라직이~' 카는 눈빛이다
결국..
내도 코피 터지고 지도 뻗었다
마지막에 뻗었지만 쪼매난 이놈이 이틀에 거의 50km 걸었다니 놀랍다
집으로 돌아와 주차장에 두었는데 다음날 가보니 너무 말똥말똥하다
을매나 말짱한지 위로겸 줄라고 산 고등어 통조림을 도로 냉장고에 넣을 지경이다
농장에 데려다 놓으니 더 신기하다
몸살도 안내고 걷는것도 말짱하고 촐레촐레 잘만 따라 다닌다
이놈~
기어이 산으로 따라 다니겠다는 의미겠다?
땅끝지맥 국수바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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