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國旅行, 山行

2013년 북알프스 산행기 3

객꾼 2013. 8. 23. 01:11

◈ 8월 13일(火) - 4일째

五龍山莊 ~(1.5km)五龍岳 ~(4km)~  끼레트 산장 ~(2km)鹿島槍  

- 02:40  기상

- 05:00  五龍岳(고류다케) 일출감상

- 05:50  五龍岳(고류다케) G4 지점, 조식

- 07:20  北尾根ノ頭(북쪽 능선의 머리)

- 09:15  끼레트(절벽) 小屋

- 10:30  鹿島槍ケ岳(카시마야리가다케) 북봉 진입로

- 10:40  鹿島槍ケ岳(카시마야리가다케) 북봉

- 11:10  鹿島槍ケ岳(카시마야리가다케) 북봉 진입로, 중식 

- 11:20  鹿島槍ケ岳(카시마야리가다케) 안부, 야영 결정

<조식 : 주먹밥,  중식 : 주먹밥,  석식 : 밥>

 

 

번뜻 눈을 뜨니 23:40이다

뇨의를 느껴 화장실부터 갔다

사실 五龍산장 화장실은 다른곳에 비해 그리 깨끗한 편은 아니지만 내음새는 그다지 없다

매번 일본 알프스 화장간에서 느끼는 바이지만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왜 그런건 따라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고류다케 화장실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북알프스의 밤하늘은 환상 그 자체이다

하늘에 별이 저렇게도 많았었나 싶을 지경이고, 어릴적 마당에 덕석 깔고 누워 잘 때 본 그 하늘 그대로다

우리나라 산에서의 그런 풍경은, 밤새 비 내린후 개인 때 이거나 혹은 시린 겨울날 소백산 오름 오를때 운좋게 본 하늘이었거나 그런 경우다

그건 정말 보지 않은 사람은 말을 하지 말라는 경우다

 

그렇게 깬 잠이 두번 다시 오지 않는다

책을 꺼내어 한참이나 읽다보니 두시가 가깝다

잠시 눈을 붙이려니 다시 잠들었나 보다

3시가 가까울 무렵 경란을 깨우니 옆집 덕불고는 벌써 일어나 채비를 갖추고 있는 기척이다

 

그 전날밤 챙길 수 있는 짐들은 미리 챙겨두고 잠들자 하였기로 다들 아침엔 시간이 넉넉하다

유랑자님은 30분 먼저 출발하리라 하였기로 벌써 떠난 줄 알았는데 아직 텐트가 그대로다

이리저리 챙기는 중에 먼저 짐지고 출발 하신다

우리도 대충 짐꾸려 출발함에 3시 반이나 되었었나

 

산정에는 벌써 유랑자님 도착하신냥 렌턴빛이 깜빡인다

군사들이 모두 五龍岳(고류다케) 산정에 다다랐는데도 해 뜰라면 아직 많이 멀었다

이리저리 서성이는 중에 햇님 떠오르다

 

 

 

 

 

산들이 햇살을 받아 빛날 때 사랑스럽다

다테야마-츠루기 연봉

 

 

 

 

 

 

우리가 지나온 연봉들

 

 

 

 

 

그리고 나아갈 鹿島槍ケ岳(카시마야리가다케)다

카시마야리는 말 그대로 두 봉우리가 사슴의 뿔에 비유되어 그리 이름지어진 듯 하다

이때서야 저 산에서 그리도 아름다운 추억이 만들어질 줄 꿈이라도 꾸었겠나

 

 

 

 

 

 

 

五龍岳(고류다케) 산정서 햇살 받다

 

 

 

 

 

 

지나온 능선들도 나름 멋지기로 한장 남겨두기로 한다

 

 

 

 

 

산정에서 아침밥을 먹을까 하였난데 경란이 말도 못 꺼내게 한다

추운데서 밥 먹으면 체한단다

진짜로 그렇던가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중에 벌써 내려가 버렸다

 

 

 

 

 

五龍岳(고류다케)는 생긴대로 내림길도 급비탈이다

뻗어내린 산줄기들이 크게 다섯으로 이루어져 오룡인지, 어데 산기슭에 연못이 있어 다섯마리 용의 전설이 있는겐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용이 살만한 곳으로는 좀 모자람이 있지 않나 싶었을 따름이다

 

 

 

 

 

지도에 G4라고 명명한 곳 안부에 멈춰 아침밥을 해결하기로 한다

어제 아침은 잃어버린 주먹밥 사건도 있고하여 이날은 촌에 말로 주먹밥을 내끼 준비했다

아침 날씨가 차거워 따뜻한 국물이라도 있어야 밥이 목구녕으로 수월히 넘어가겠다 

내가 술을 마실 형편이면 아침 해장술을 마다하지 않을 터인데 희한하게도 이 술꾼들은 아침 해장을 안하데

 

 

 

 

식사가 끝날 즈음,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류다케에서 내려오기로 저들과 섞여 진행했다간 낭패가 있으리라 하여 급히 짐을 꾸려 먼저 출발했다

진행 중에 유랑자님이 절벽위에서 던진 스틱이 멀리 아래로 튕겨져 찾으러 갔다기로 군사들 한참이나 대기하다

지리산에서 던지던 버릇을 이런 절벽 투성이의 산에서 하시다니 주워올 수 있었음이 다행이었다

 

<이와기쿄우 배경으로 진행하는 군사들의 역동적인 모습>

 

 

 

 

 

鹿島槍ケ岳(카시마야리가다케)는 사슴의 뿔에 비유하기 보다는 독수리가 날개를 가다듬고 먹이를 향하여 나아가는 모습이 더 어울리는 비유겠다

그러니깐 정작 鷲羽岳(와시바다케)가 되었어야 할 산인데 누군가 사슴으로 선점해 버린 모양이다

 

 

 

 

 

 

五龍岳(고류다케)는 점점 멀어진다

 

 

 

 

 

그런 느낌으로 보자

정말 독수리가 엉거추춤 폼 잡고 있는 모습이지 않나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대부분의 독수리가 사냥을 못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때 제법 충격 받았다

그 덩치에 까치에게 쫒겨 다니고, 동물의 사체나 주워먹고 말이야

 

 

 

 

 

 

 

다테야마-츠루기 연봉

 

 

 

끼레트 小屋이다

산장간 거리가 멀리 있어 제법 손님이 붐비는 곳이라 한다

또한 제철에는 고산식물을 보러오는 산객들이 많단다

 

물은 1리터에 200엔이다

경란이 보고 천엔을 주면서 5리터만 사 오라 했는데 어떻게 꼬리를 쳤는지 10리터 수낭을 가득채워 들고 왔다

무슨 수를 썼냐니 다른건 없고, 두손으로 원을 그리면서 '잇빠이~' 하니깐 가득 주더란다 

 

각각의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도 남아 일인들에게도 분배해도 남기로 남은 물은 도로 반납했다

여유를 부리며 술꾼들은 캔맥주를 한두통씩 따는 듯 하고, 유랑자님과 나는 우유 한통에 빵 반조각씩을 나누었다  

 

 

 

 

 

하도 화장실이 깨끗해 일부러 한장 찍어 보았다

이런곳에서 쉬야를 하면 '한발짝만 앞으로~'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운운' 그런 말도 필요없다

알아서 바짝 땡겨 싸게 되어 있다

 

 

 

 

 

 

 

진입로 안내판에 스틱 접고 단디 출발하라고 되어 있기로 다들 배낭에 수납하고 사지를 이용하야 조심히 오른다

어찌나 책자에서 겁을 주던지 바짝 긴장을 했는데 처음에만 약간 그렇고 나중엔 거진 평길이데

 

 

 

 

 

지도에 팔봉절벽이라고 표시된 곳인 모양이다

사진으로만  좀 그래 보이지 걸어보면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산길이다

일본 산악지도는 시간은 정확히 기재해 두었지만 위험표시 이런거는 좀 과장된 측면이 없잖아 있다

 

 

 

 

 

 

사진만 험한 곳

 

 

 

홍도는 항상 첫날에 헤멘다

저친구가 이 여정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으려나 걱정될 정도로 뒤쳐지기 일쑤인데 둘째날부터 급회복이다

하긴 처음부터 맡겼던 쌀 20인분과 자기몫의 소주까지 들어 주었으니 그것도 회복에 도움이 되긴 했을 터이다

경란이 이 구간에 항상 선두에서 따라오누만

내년부터 잘라 버린다니 스스로 분발함을 일부러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가

 

 

 

이 꽃은 좀 묘한점이 있다

마치 뇌조와 같다고나 할까

북알프스까지 왔는데 뇌조를 못보고 가자니 그렇고, 그렇다고 보기를 바란다는 건 날씨가 나빠져 비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경우다

 

이 꽃은 가을을 알리는 꽃이란다

그러니깐 여름 야생화는 사요나라 하라는 말인게다

未覺池塘春草夢階前梧葉己秋聲과 같은 여운이다(연못가의 풀들이 봄 꿈이 깨기도 전에 계단 앞의 오동잎은 벌써 가을을 알린다)

 

토우야쿠린도우(当藥竜胆),

여름산의 최후를 장식하는 꽃이다

이 꽃이 피기 시작하면 고산에 가을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 종은 약용이 되기 때문에 당약이란 이름이 붙었다

바람 편평한 초원이나 사막지 등에 자라고 키는 20센치 정도다

 

 

 

 

 

 

키 작은 나무 岩梅의 꽃이 진 후,

 

 

 

 

 

 

사지를 다 써서 오른다고 두발 달린 독수리 보다 네발 달린 사슴을 택하여 이름 지어진 걸까

좀 묘하군

 

 

 

우사기기쿠(兎菊),

뿌리  부근에 있는 잎이 토끼의 귀와 비슷하여 이 이름이 붙었다

길쭉한 꽃이 바퀴와 같이 나란히  달렸기로 다른 이름으로 킹구루마라고도 한다

고산의 사막지나 잔설 옆 풀밭등에 자란다

키 10센치 정도에서 꽃을 피우는 작은 것에서 부터 30센치 이상되는 큰것까지 있으나 하나의 화경에 꽃은 하나밖에 피지 않는다

국화과의 꽃은 전부 그렇지만, 가까이서 자세히 관찰하면 많은 꽃이 모여서 한송이의 꽃처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시우도(猪独活)

미나리과 대형 다년초. 산지 초원에서 자생. 줄기 높이는 2m, 두릅 비슷하다. 여름 엷은 백색 작은 다수 산형화서(花序) 달린다. 열매 성숙하면 어두운 자색 띤다. 뿌리 건조시켜 감기부종(浮腫) 으로 사용한다.

 

저쪽 사람(斟乘)

50분 걷다가 10분 칼같이 쉬고, 주로 탁 트인 곳을 선호한다

3~4시간에 한번씩 목구녕에 술을 쳐 줘야 불평없이 잘 걷는 습성이 있다

약용 및 식용 아님  

 

 

 

 

하도 꼬리가 안붙어 책을 꺼내 한참을 읽고 있으려니 따라 붙었다

카시마야리가다케 북봉은 우회 하긴 하지만 시간도 널널한데 갔다 옵시다 하니 아무도 안 간단다

하여 홀로 올랐다

일부러 시간을 재며 올라 갔는데 딱 6분 걸리더라

 

 

 

 

 

 

북봉에서 남봉을 차라보다

구름이 신기하게도 능선까지만 왔다가 물러갔다를 반복한다

 

 

 

 

 

 

 구름 걷힌 모습

 

 

 

 

한 5년만 젊었으면 작업 걸었을 아지매랑 단둘이 산정에서 어정 거렸다

그 아짐은 우리가 다음날 야영 예정인 種池산장에서 이곳까지 왔다가 되돌아 간다한다

홀로 한컷 남기다

 

 

 

군사들이 쉬고 있는 안부로 내려와 좀 이른감이 있지만 점심을 먹기로 한다

오늘 여정은 남봉을 치고 올라 한시간 반만 더 가면 되는 冷池산장이다

이건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꽤 유용한 일이다

전날 저녁에 미리 이렇게 주먹밥을 만들어 놓고 다음날 산행을 시작하면 아침밥 소요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고 편리하기도 하다

이날은 하도 넉넉히 준비해 점심무렵 까지도 주먹밥이 남았었다

 

 

밥을 다 먹고 몸을 추스리는데 엇?

잔설 위에 텐트치면 그럴싸 하겠다며 유랑자님께 반 농담조로 던졌는데 자기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단다

지나는 말로 '행님 그러면 그냥 저기다 텐트 칠까요~' 하니 대뜸, '콜~' 하신다

나는 그예 야영할 마음이 55% 정도밖에 안됐는데 형님이 콜을 하시니 반은 엉거주춤 따라 내려간 형국이다

물론 다른 군사들도 엉겁결에 따라 나선 모양인데 홍도만은 제법 오랫동안 썩 내키지 않은 모양이더라 

 

우리가 그때 잠시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라

주변에 사람이 그렇게 많았는데 신경도 안쓰고 자리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어요

한참 그러고 있으려니 예의 병팔이 삼촌이 손으로 가위표를 만들어 가며 야영금지 구간이라 텐트치면 안된다 함을 침튀기며 설명하데

 

 

 

자리는 다 다듬어 놓았겠다

병팔이네 삼촌 건드려 덕보는게 무어 있을까

일단 철수~

밥부터 지어 먹고 봅시다

이때가 시각으로는 12시가 한참 남았을 때이다

 

 

 

 

 

어따 이 눈은 다르데

나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시커먼 흑탕물이 될 줄 알았어요

어느 정도 걷어내고 칼로 베어 왔는데 녹여보니 너무 깨끗한거라

그냥 그대로 마셔도 너무 물맛이 좋아요 

 

 

 

 

 

 

내친김에 아이스커피까지~

정말 맛 죽이더만

 

 

 

돈으로도 한오천엔 아꼈겠다

깨끗한 물 풍부하겠다

유랑자님 말마따나 우리가 언제 빙산 위에서 야영할 기회가 있겠나

한가로움이 가득하니 책장이 절로 넘어가데

 

한데 결과론이지만 빙산에서 자면 안되겠어

냉기가 밀치고 올라 오는데 2만 5천원짜리 깔판이 차단을 못해요

더군다나 싸구려 하계침낭으로 때우려니 그 첫느낌이 뭐랄까

꼭 저온창고에 속옷차림으로 들어간 느낌이랄까

 

 

 

유랑자님은 술조에서 빠져 능선 너머에서 일몰을 기다리시데

술조에 끼어 앉아 있기도 뭣해 책 들고 그리로 가서 편한 바우에 걸터 앉았지

한시간이나 그렇게 읽었나

갑자기 오한이 딱 오는거라

그러니깐 몸살의 그 전조였어

차츰씩 열이 나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게 까딱하면 고생 오지기 하겠다 싶어

 

 

 

 

 

그렇더라도 츠루기다케를 배경 깔아 일몰은 멋지더만

일출은 몇날 그렇게 보았는데 오후에 접어들면 기상이 악화 되는게 북알프스의 특징이라 일몰은 기대 못했어요  

그렇게 해가 산속으로 들어가고 나서도 한참이나 지켜보고 있다가 판으로 돌아오다

 

 

 

허참 이 사람들

이날 오전까지 (짐 좀 줄이게)제발 술 좀 마셔주라며 성화더만 있는 건 다 마셔 버린다

보자~

일반소주 두병, 내가 가지고 있던 760ml 인가 그거 4병, 또 유랑자님이 가지고 계셨던 같은 거 한두병...

다 마셨지 아마~

그려 이 산만디에서 다 마셔 버려야 술주정을 해도 나라망신을 안당하지

 

이래 놓고 나는 냉방으로 들어가 잤는데,

몸살기운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잘줄 알았는데 다음날 2시까진가 한번도 안깨고 잘 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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