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14. 4. 4(금) ~ 4.6(일) - 4.5(토) 1일 산행 / 4.6(일) - 가리산 휴양림 휴식
◈ 산 행 : 가락재휴게소(06:20) ~ 가락재 임도 지맥 갈림길(07:00) ~ 아침(07:50~08:20) ~
늘목고개 임도(11:40) ~ 점심(12:30~13:00) ~ 가리산(14:40) ~ 휴양림 갈림(15:10)
휴식(15:30~16:00) ~ 원동고개 갈림길(16:15) ~ 산중 수면(16:20~16:50) ~
홍천고개(19:00) - 가리산 자연휴양림으로 이동
◈ 동 행 : 뚜버기
정말 춘천지맥은 애환이 많다
친구 국정이가 심장 핏줄에 무슨 이상이 생겨 전남대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한다는데, 서울에서 정밀검사를 해 보고 수술을 할지 산행을 계속할지 알 수 있단다
의리는 아니지만 본인도 강력하게 권하고, 또한 몇년을 더 기다릴수도 없는 노릇 뚜버기와 둘이서 나아가기로 하다
한강기맥은 우리 둘이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재밌게 했다고 자부(?) 한다
그 추억을 되살리며 남은 춘천지맥도 재미나게 하자며 야영장비를 준비하여 나선 길이다
다만 마작가는 그날 산행 끝점 홍천고개에서 만나 같이 야영하고 일요일만 동행하기로 약조했다
서울에서 뚜버기를 만나 늦은밤 춘천 상수네로 또다시 찾아갔다
미리 상수 마누라가 매운 돼지갈비 조림을 준비해 두었다
주인들은 우리 신경쓰지 말고 어여가서 자라하고, 돼지갈비도 다 먹고 나니 뚜버기 저번처럼 안주 하나 만들어 보란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민어가 있기에 두서너 마리 구워 소주를 몇병이나 마셨나
다음날 새벽 5시에 기상하여 아침과 점심은 배낭에 챙겨 택시로 출발했다
기사가 가락재 들머리를 못찾길레 술도 안깬 참이라 생각도 없이 도로위 산만디에 내려주라 했다
나중에 네비를 켜니 정확하게 나오더만 말이다
일부러 택시 탄것도 들머리까지 편하게 가자는 의도 였는데 고생을 자초한다
일단 치고 오르면 길은 있지 않겠나
용도가 뭔지 모르겠지만 만들어 놓은 난간이 있고 위쪽으로 향하길레 따라 올라 보았다
가다가 보니 딴에는 무슨 귀한 약초를 재배하는 모양이다
산길을 막아 놓았다
뚜버기가 나무를 참 잘 타더만
그리곤 친구를 위하여 개구멍을 만들어 준다
주인장~
우리는 정말 이 안에 무엇을 심어 놓았는지에 대하여는 손톱 만큼도 관심이 없소이다
그저 우리 갈 길을 가고자 아주 약간 터전을 훼손하게 되었소
삼십분도 넘게 임도를 헤메고 하다보니 길은 만난다
저번에 뚜버기 고향 여친들은 우째 그 들머리를 제대로 찾았을꼬
이 길이 아주 길었으니 엠티비 타면 죽이겠네
산길에서는 배고픈 자리가 식당이다
뚜버기는 막걸리를 마시고 나는 소주를 마신다
친구 마작가가 홍천고개로 댓병 두병을 가져 오기로 하여 나는 술을 안사간다 몇번이나 말했는데 못만나면 어떻하냐며 기어이 사랜다
샀으면 그냥 배낭에 넣어가모 되지
4홉 두병을 왜 산길에서 혼자 홀짝홀짝 다 마시냐 말이다
우에 사진은 이런식으로 찍는다^^~
아침을 먹고 이어가는 길에 저 멀리로 가리산이 보인다
가리산 오름길이 장난이 아니라 했는데....
건데 결과적으로 내려가는 길도 장난이 아니더라
내 참말로 이번 산행에서 안떨어져 죽은것만 해도 산신령님께 감사할 일이다
소나무가 참 멋있는 지점이다
술꾼은 먹을것만 보면 다 안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데, 자리 좋은곳도 술자리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한다
한잔 묵었다고 기분 조옿거든~
나는 참 저 고글만 보면 신기한게 그래 술을 마시고 돌아 댕기면서도 저건 우째 4년이나 알을 바뀌 가면서까지 안 잊어먹고 댕길꼬
음지로는 눈이 많다
강원도 산에서 4월에 눈때문에 한두번 고생해 본것도 아닌데 우째 아이젠은 생각도 안했을까
더구나 일기예보에 눈까지 내린다고 했는데 말이다
어느 지점에서 뚜버기 은근하게 달라붙어 지도를 짚으며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한다
임도로 빠지는 길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게다
다만 한 지점이 걸리는데 나보고 우짤까 한다
산냄시형은 절대로 임도를 타지 말라 했단다
'그라모 산냄시형은 임도를 안탄기네?'
'그렇지~'
'글모 무슨 근거로 임도를 타지 말라는 거여~ 그것도 절대로...'
'내도 모르지~'
딱 보니 한곳 만 산을 치고 오르면 되겠다
그래서 과감히 임도를 탔다
덤으로 이런 멋진 산골 마을도 만났다
저쪽 끝지점에서 만난 젊은 아낙 둘이 우리가 길 잃은 것으로 생각한 모양 '아저씨들~ 그짝으로 가면 길이 없는 거래요~'
마을에서 아주 조금만 산으로 헤메 오르니 이런 좋은 임도를 또 만난다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었고, 뚜버기는 덕분에 한시간을 줄였다며 몇번이고 자화자찬 한다
한국의 100명산 가리산이 멋지게 조망되는 임도 한모퉁이에 앉아 점심까지 먹고가자 하였다
어따~
나중에는 산수갑산을 가든지 우짜든 술맛 하나는 겁나게 맛나더만
에어리언이 나무에 붙어 뭐하는고?
잘 숨어 있는기라고 생각하는가
아직 눈은 안오더라만 음지로는 온통 눈밭이다
드뎌 가리산 오름길이 시작되는 모양이라
이때까지는 기분이 딱 좋을만치 였거덩
천지분간도 되고~
뚜버기는 그날 막걸리 세병밖에 안 가져 왔으니 멀쩡했어요
올라 가면서 산정에 가면 꼭 국태민안을 하자고 약조했지
그렇게 만나는 산마다 신령님께 정성스레 사배를 드렸는데 근간에 조금 게을러 졌다면서
건데 둘 다 까먹었어요
가리산정에서의 조망이 어땠더라
천지분간 될 때 인데 기억이 안나네
2봉으로 갔을때 쯤 눈이 내리기 시작하데
뚜버기 3봉까지 가려다가 내한테 욕 오지기 먹었자너
'시벌누마~ 밑에 행님들이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안카나~'
건데 눈이 내릴라면 계속 내려야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기라
마침 한시간이나 내려오다 보니 가리산이 제대로 보이고 자리가 아주 좋은 곳이 있데
여기서라도 산정에서 못한 국태민안을 하자 이리 되어서는....
뚜버기는 내가 남은 한병을 다 마시는 줄도 몰랐단다
바로 기절했자너
뚜버기 깨우길레 내가 몇분이나 이러고 있었냐 하니 30분쯤 됐다네
그럼 너는 뭐했냐 하니 옆에 앉아서 졸았단다
내 차마 뚜버기가 찍어 놓은 그 사진은 못 올리겠고 누가 지나다 봤으면 구경이 반이었을 거라
눈이 다시 내리는데 제법 폭설이더만
안그래도 천지분간도 못하는데 시계까지 흐릿하니.....
내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희한하게 사진은 많이 찍어 놓았데
그리고 가리산 내리막에 왜그리 낭떠러지가 많은거야
그렇게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안 떨어진게 신기해요
완전히 맛이 갔어요
오로지 안넘어져야 겠다
다치는 경우는 없어야 겠다 그 생각만....
그 참~
뒤따라 가며 사진은 부지런히 찍었네
장면 잡을 줄도 알고~
전날 마신 술이 있었기로 뚜버기도 온정신은 아녔을거라
어느때 길을 잘못 들어 200미터쯤 빠진적이 있었제
그 산이 제법 비탈이었거덩
건데 살면서 그런 경험 처음 해봤다
어느 순간,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오락게임 같은데서 에너지 다 쓰고나면 연료통 쫙 비어지는 장면~
전신에 힘이 쫙 빠져 나가는게 그대로 느껴져요
나중에 뚜버기는 그게 저체온증의 한 형태라던데
어따~
정말 안죽고 생환한게 산신령님께 감사할 일이라
뚜버기는 기억할란가 몰라
내가 그때부터 근 한시간은 아무말도 안했다는 거, 아니 못했다는 거
이제부터 산에서 탈진할 일 안해야 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는 중
그리고 소주는 가급적 안 마신다
차라리 막걸리는 탄수화물이니 그쪽으로
또한 밥은 무조건 때마다 제대로~
겨우 살아서 세리형수랑 해리행님을 만났어요
이곳에서 두시간을 기다리셨다네
그때 해리 행님이 우리보고 야단을 좀 치시려 했데요
건데 내 피색을 보니 말문이 딱 막히시더래요
어따 천지분간이 안되니 고맙다는 생각조차 안들데예
그러면서도 사진은 우째 찍었지
하도 수만장을 찍어 걍 세포가 기억하고 오토매틱으로 하는 모양이라
사진은 다음날 뚜버기가 찍은 장면인데, 이곳에 밤 8시쯤 우리가 도착했다지
내가 눈과 입이 돌아가기 일보직전의 꼴로 방으로 들어 섰다제
그리곤 이것저것 먹다가 비로소 사람이 되더라 했지
그래놓고 다시 그날밤에...
내 부끄러워 글로도 못 적어 놓겠다
미친놈이 혼자 댓병을 두병이나 마셨다 했나
우리 마누라는 이제 그런다
마음대로 마시고 열심히 운동하고, 제발 병원 갈일은 없어란다
다시 아침을 맞아~
간밤에 얼마나 마셨는지 정말 이 아침엔 술이 안들어 가더만
나도 그럴때가 있는 모양이라
빛 참 좋구나
아 참,
마작가는 전날 우리 만나러 홀로 터벅터벅 홍천고개 도로를 따라 올라 가다가 행님들한테 적발(?)되어 아주 재수 좋게도 먼저 이곳에 와 있게 되었다 한다
당초 우리 계획대로 였으면 그 바람부는 곳에서 혼자 얼마나 떨고 있었겠나
그리고 또한 밤이 어둑할 무렵 만나서는 어렵게 텐트를 쳐 몸이나 제대로 녹였겠나
뭐 그랬던들 죽기야 했겠냐 마는~
뭘 보자면서 휴양림 뒷산으로 우루루 올랐던 거 같은데,
그것만 보고 오자 그랬던거 같은데,,,
이 괭이눈은 아니었지요
그 참,
또 술이 들어가데
아주 재미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가로운 하산~
가락국수집이라 했지요
맛나데요
행님들이 욕 보셨네
다들 차 때문에 술도 못 드시는데 동생들만 엉덩이 무겁게 술 마시고 앉았었으니,
그리곤 다들 뿔뿔이 흩어지고 해리행님이 마작가랑 저를 강남터미널에 내려 주셨네
차를 맞춰서 예약 해 놓고 정답게 소주 일병씩 하고는 천지분간하면서 헤어 졌는데, 차도 잘 찾아 탄 기억도 선명하고,
건데 왜 진주까지 거진 시체상태로 왔지
뚜버가~
다음 춘천지맥은 정말 간첩처럼 다녀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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